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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면서 시작인 섬, 마라도

마라도

끝이면서 시작인 섬

마라도

 

우리나라 남쪽 끝의 섬 마라도로 간다. 언제나 끝에는 시작이 있듯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끝으로 간다는 것이 마라도를 찾는 이유….

무엇에나 저마다의 끝과 시작이 있다. 바닥을 치면 다시 상승하며 시작하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한 해의 끝에서는 곧 다음 해의 시작이 보인다. 우리 땅의 남쪽 끝인 마라도에서도 방향을 돌리면 이 땅의 처음이 된다. 본섬에서 30분이면 닿는 그 섬에 가서 지난 것은 그리움까지 끝이라는 의미에 담아 버리자.

그리고 그 자리를 새로운 시작의 터닝포인트로 삼는 거다. 그것이 가능한 마라도가 고맙다.

 

마라도1

 

도보로 바람을 느끼다

마라도는 그늘이 거의 없어 추운 날씨에도 햇빛이 여과 없이 내리쬐고, 섬 어디에 가든 수평선이 보이는 평온함이 있다. 겨울에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제주의 바람은 마라도에 자주 찾아드는 듯하다. 바람에 떨릴 때 부들부들 감촉이 좋을 듯한 잔디와 그 떨림이 더 큰 억새 사이를 걸으며 겨울바람을 느끼는 맛이 큰 동서길이 500m, 남북길이 1.3km, 총면적 0.3㎢의 작은 섬. 연인이라면 마라도에서 바닷바람의 운치를 즐기며 바람이 거셀수록 단단히 팔짱을 껴볼 수도 있다.

 

걷다 보니 나타나는 부속섬의 풍경들

국토 최남단에 있는 이 섬의 곳곳을 걸을 때, 사이사이에서 최남단 겨울의 진미가 드러난다. 그렇게 섬을 한 바퀴, 4.2km 가량 걷다 보면 마라도와 더 가까워지게 된다. 전교생이 3명인 분교 옆의 작은 축구 골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 빛이 검푸르고, 절벽 아래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작지만 오밀조밀 흥미롭게 모여 있는 여러 풍경에 정신을 뺏기지만 말고 사진에 담아두어 후에 그때 그 추억을 꺼내보자. 걷다 보면 기원을 담아 기왓장에 이름을 써 올리는 사찰인 ‘기원정사’, 최남단의 방송국인 ‘마라방송국’, 수제 초콜릿에 아메리카노 한 잔이나 달콤한 코코아가 그만인 ‘초콜릿캐슬’, 성당과 교회, 보건소와 파출소 등이 나타난다. 한 때 마라도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였던 태양광발전소까지……. 마라도에서 가장 높은 곳은 마라도 등대이지만 역시 바람이 그대로 터치하는 섬 마라도의 대부분을 관망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의 옥상 부분 또한 훌륭한 전망대이다. ‘정말 마라도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지표인 대한민국최남단비 인근에 가서 ‘마라도관광객쉼터’에 머물다 가거나 해녀들이 직접 잡아올린 전복·소라·생 톳 등을 한 접시 썰어 갯바위 앞 ‘카페테리아’에서 갯바위의 맛을 느껴 보자. 하늘의 신과 땅의 신이 만나는 길목이라는 ‘장군바위’나 해녀들이 마라도에 물질하러 왔다가 무사히 귀환하기 위해 아기업개를 버리고 갔다는 ‘마라도 할망당’의 전설 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는 것도 좋다.

 

그렇게 얼마나 이 섬에 머물렀을까. 곧 마라도에 얼마 존재하지 않는 키 작은 소나무들 또한 시선에 들어올 것이다. 키는 작아도 그 줄기와 가지는 계속 굵어지며, 그 잎은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에 방해받아도 상록수답게 늘 녹색을 띈다. 마침 억새들이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서 명상을 하라고 부추기는 듯 큰 바람에 세차게 출렁이면 벤치에 앉아서 사색에 잠겨볼 수도 있다. 핸드폰으로 찍은 키 작은 소나무 사진을 보며 ‘내 인생에 겨울이 오면 여기서 꿋꿋이 사는 소나무 사진을 꺼내어 보겠노라’고 다짐해 보자. 마라도에서 깨끗한 겨울 하늘을 올려다본다면 그 마음도 깨끗해지면서 새해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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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출할 때 들르세요” 자장면집 일대

마라도에는 해물자장면 음식점이 예닐곱 집이나 모여 있다. 마라도에 오면 이곳 “해물 자장면”을 꼭 맛봐야 할 정도로 일대는 마라도의 명소이다. 1인당 약 5,000원의 가격에 골라 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원조마라도짜장면집’ 064-792-8506)

 

마라도의 겨울은 낚시의 계절!

겨울의 마라도는 낚시의 천국이다. 벵에돔과 돌돔을 잡기 위하여 전문 낚시인들이 몰려드는데 마라도의 갯바위들이 고독할 틈이 없을 정도이다. 낚시만을 위해 정박하는 이들은 마라도에 2달 반까지도 머무르는데 이 때 알아두면 좋은 숙소 중 한 곳 (‘양지민박’ 064-792-3040)

 

마라도에서 만난 사람

선착장에 내려서 기암절벽 지대를 극복하기 위한 계단을 오르면 마라도에서 먼저 보이는 사람, 김종신 씨이다. 겨울의 칼바람을 맞으며 배를 달려왔어도 그가 판매하는 따뜻한 국물의 500원짜리 어묵과 꿀맛 같은 1,000원짜리 호떡으로 마라도에 오는 이유가 충분해진다. 먹기 편하도록 종이컵에 호떡을 담아 건네며 “방문자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기 위하여 유니폼에 요리 모자를 착용했다”고 웃는 소탈한 모습에 여행자의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마라도 알뜰정보 / 마라도정기여객선 (064)794-5490, 유양해상관광 (064)794-6661 ■요금(왕복) : 마라도정기여객선 성인(15,500원), 청소년(14,800)원, 어린이(7,800원) ■시간 : 10:00, 12:00, 14:00, 15:00 (성수기 추가운항가능) ※해상국립공원 입장료 포함 ■주의 : 기상 변화에 유의하여 여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미리 체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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