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향토음식만 있다? 천만의 말씀!
값 싸고 맛난 토종 메뉴 총집합!
짧은 제주 여행일수록 접하는 메뉴는 비교적 비싼 것들이다. 회나 조림 등 만원권 2장 이상은 줘야 즐길 수 있는 메뉴들……. 우리집 근처에서, 내 직장이나 학교 근처에서 만났던 5,000~7,000원 사이의 음식들은 어디로 꼭꼭 숨은 것일까? 그래서 창간 이래 10여 년 간 제주 곳곳을 뒤져온 아이러브제주가 보물 찾듯 만족할 만한 음식점들을 알아보았다. 지금부터 시선 집중!
허영만의 ‘식객’에 나온 그 맛!
순대국밥 – 감초식당
순대국밥 4,500원, 따로국밥 5,000원! 이 가격에 썰어넣은 순대의 숫자를 세어보면 얼마나 실한지 국밥 한 그릇에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온다.
2006년 7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서 ‘순대일기’편에 소개돼 더욱 유명해진 감초식당의 순대는 제주 재래식으로, 동문시장에서 공수해오는 찹쌀·쌀가루·메밀가루에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까지 약 15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날마다 손으로 80~100kg씩 순대를 만들어 자연 바람에 건조한 뒤 숭숭 썰어 국밥에 풍덩! 순대의 맛은 나이 지긋한 제주 도민이 “옛날 순대 맛이 난다”며 좋아할 정도다. 촉촉한 이 집 순대가 마르지 않는 비법은 순대를 찌지 않고 보온통으로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 풍성하게 얹어진 콩나물과 돼지 육수를 우려낸 영양 많은 국물, 간간이 씹히는 대파의 아삭한 맛과 수저를 올릴 때마다 건져지는 돼지고기의 쫄깃하면서도 든든한 질감……. 여기에 소주 한 잔은 친구다.
● 문의 : 064-753-7462 ● 메뉴 : 따로국밥, 고기국수, 기타 순대 메뉴 ●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10시(매월 첫째일요일 휴무) ● 규모 : 테이블 12개 ● 위치 : 구제주 보성시장 ‘순대골목’ 내
웰빙 푸드 보말 요리
2배 저렴하게· 진하게 즐겨라!
진한 보말죽이나 성게까지 들어간 보말미역국을 5,000원에 즐길 수 있는 집! 제주시에서 건물세 비싸다는 노형동에서 가능하다. 그것도 버스정류장 옆이라 차 없는 고객이 접근하기에도 좋다. 이곳의 보말 요리는 타 음식점의 2배 가량 진하다. 어떤 육수도 섞지 않은, 오직 보말로만 맛을 낸 이 곳의 보말 국물에는 보말 국수로 먹어도 오랜 시간 속이 든든하며 간이 튼튼해진 듯 피곤함이 가시는 듯한 위력(?)이 있다. 초록색의 고소한 보말죽 한 그릇이면 이보다 비싼 전복이 부럽지 않은데… 보말죽 1인분은 주문 후 5분, 2인분 이상은 8분이면 맛볼 수 있다. 보말국도 주문 후 3분에서 5분이면 가능하다. 보말국수는 주문 즉시 면을 삶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빈대떡보다 맛있다고 소문난 보말 부침개(8,000원) 또한 손님 많은 시간을 제외하고 맛볼 수 있는 이 집의 별미. 반찬으로 나오는 삶은 보말을 이쑤시개로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주도내의 보말 물량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이 때문에 음식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하니 저렴한 가격에 진한 맛의 보말 요리를 마음껏 즐겨 보자.
일곱살차이 / ● 문의 : 064-713-7551 ● 메뉴 : 보말죽,보말 국수, 보말국, 회국수 외 ● 영업시간 : 오전 9시 30분 ~ 저녁 9시 ● 규모 : 테이블 6개 ● 위치 : 제주시 노형 현대해상 옆
남녀노소 반한다는 깔끔한 닭곰탕의 맛!
닭곰탕 – 실이네 닭곰탕
겨울에 더욱 찾게 되는 따뜻한 국물요리.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신 듯 질리지 않는 맛 때문에 격일로 찾는 수준의 골수팬도 많다는 ‘실이네 닭곰탕’에는 국내산 닭을 오래 고아낸 육수에서 나오는 깊은 담백함이 있다. 숙취 해소에 좋고 입맛 없는 아이가 밥 한 그릇 ‘뚝딱!’하기에도 좋아서 그야말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 집을 찾는다. 이곳의 닭곰탕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국물에 파김치를 넣어 먹는 것. 여기서 직접 담고 갈아서 파김치에 넣었다는 멜젓의 향이 싫다면 단연 따로 먹어야 한다.
● 문의 : 064-732-5595 ● 메뉴 : 닭곰탕, 닭만두국, 닭개장, 찐만두 외 ● 영업시간 : 오전 6시 ~ 오후 4시 ● 규모 : 테이블 7개 ● 위치 : 서귀포시 동홍사거리 북쪽 대신부분정비 골목
‘배지근함’을 논할 수 있는 몸국의 맛!
몸국 – 가마솥몸국
제주인들이 경조사가 있을 때 가마솥째로 끓여온 배지근한 몸국. ‘배지근하다’는 것은 국물에 육류가 들어가서 기름기가 있으면서도 진한 느낌을 떠올리면 되며 몸은 제주인들이 제주에서 식용으로 많이 이용해온 해초인 모자반을 말한다. 정갈한 돼지 육수의 맛에 배지근함까지 있는 이 집의 몸국은 매번 추자도에서 사오는 제주산 모자반을 적당히 끓여내기에 몸을 씹을 때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질감을 즐길 수도 있다. 1만 5천원 이상 주문하면 고등어구이가 반마리 서비스되기도 하니 3인 이상이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문의 : 064-756-2777 ● 메뉴 : 몸국, 몸국수 외 ● 영업시간 : 오후 4시~새벽 4시 ● 규모 : 테이블 9개 ● 위치 : 제주시 일도2동 인제아파트 뒤, 신산종합시장 북쪽 50m
푸성귀 음식에 넉넉한 인심
된장정식 – 표선 장수촌
주문 즉시 돌솥에 밥부터 짓는 이곳은 도착하기 30분 전에 전화하고 가면 편하다. 밥이 지어지는 동안 한 상 가득 차려 놓는다. 도착해 보면 밥 속에 있는 작두콩의 밤톨만한 크기에 놀라고 만다. 한 가지 기쁜 것은 직접 키운 상추나 쑥갓, 파, 호박 등의 푸성귀로 만든 믿을 수 있는 반찬에 고등어조림 등을 곁들여 먹는 것. 관광객들이 좋아한다는 묵은지 반찬은 식당 뒤에서 묵은지를 말리고 가마솥에 삶아내는 과정을 볼 수 있어 더욱 믿음직스럽다. 그 외의 반찬까지 15가지가 넘으며 직접 담은 된장으로 끓인 찌개도 감칠맛 난다.
● 문의 : 064-787-7327 ● 메뉴 : 된장정식 ●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저녁 9시 ● 규모 : 테이블 14개 ● 위치 : (동부권) 표선에서 가시리 방향
고급 요리 말곰탕을 아시나요?
말고기 – 제주고우니
제주고우니의 말곰탕은 매우 깔끔한 고급 요리의 느낌을 준다. 우리 몸에 그렇게 좋다는 말뼈 육수의 뽀얀 국물은 보양식으로 선택하기에 부담 없을 정도이며 속에 있는 말고기를 건져서 풋고추와 파 등을 넣은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었을 때의 깔끔하고 감칠맛 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간간이 국물 위에 떠 있는 거품은 메밀가루를 넣었기 때문이니 안심하고 먹으면 된다. 말사시미나 말장조림, 말허파전 등으로 돌아가며 나오는 반찬도 별미이며 식후에 여사장님에게서 말뼈를 10%나 넣어 만든 쿠키를 구입한 뒤 후식으로 즐겨도 그만이다.
● 문의 : 064-744-1418 ● 메뉴 : 말곰탕 ●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저녁 11시 ● 규모 : 테이블 23개 ● 위치 : (신제주) 한라대 사거리에서 노형성당 쪽, 소방서 맞은편
도민과 관광객이 인정하는 그 맛!
제주산 돼지불고기를 쌈 싸먹는 불고기백반
불고기불백 – 미나리식당
“고기는 하나씩 뒤집어 익혀주세요.” 미나리’에서는 돼지고기를 하나씩 뒤집어야 한다. 고기가 초벌구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대강 휘휘 저었다가는 이미 까맣게 탈 수도 있다. 그래도 빨리 익는 맛에, 양파와 다진 마늘이 들어 더욱 맛난 쌈장으로 쌈 싸먹는 재미에 손님들은 젓가락으로 일일이 뒤집는 수고를 감수한다. 사실 돼지고기의 두께조차 그동안 여러 번의 조정 끝에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타입으로 고정됐을 만큼 이 집의 맛에 대한 계발 정신은 각별하다. 미나리는 14년째 ‘불고기백반’ 하나로만 운영되는 집으로, 근처의 조그마한 가게에서 3,500원으로 시작한 이래로 7,000원까지 오른 지금도 여전히 불고기의 살코기와 비계의 조화가 일품이다. 제주산 돼지, 그것도 뒷다리보다 비싼 앞다리 살만 고집하는 이 집 사모가 아침마다 초심을 지키며 역시 국산 재료로만 직접 만든다는 감자 샐러드나 전 등의 반찬에 고객들은 아쉬워서 쉽게 한마디 하고 만다. “불고기 추가요!” 단, 15명 이상은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 문의 : 064-744-3625 ● 메뉴 : 불고기 백반 ●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 오후 10시 ● 규모 : 테이블 26개 ● 위치 : 신제주로터리 현대자동차 뒷블럭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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