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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간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아온 서민적이고 소탈한 시장 – 서문공설시장

서문시장1

눈으로 확인되는 청정 제주산 소고기의 싱싱한 육질! 지글지글 불판 위 고기를 올려 놓고 핏기만 살짝 가시게 해서 먹는 법이 가장 맛있게 소고기를 즐기는 방법이다.

 

 

58년간 제주도미느이 사랑을 받아온 서민적이고 소탈한 시장

서문공설시장

 

 

1954년부터 제주도민과 함께 한 시장

제주시의 중심지인 중앙로를 기점으로 서쪽에는 서문시장이 동쪽에는 동문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두 시장은 제주시의 동과 서를 지키는 터줏대감들이다. 1960년대, 서문시장에서 멀지 않은 자리에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서문시장은 제주시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으며 활기차게 발전한다. 하지만 1967년 터미널 이전을 시작으로 이 일대의 관공서, 전화국, 학교 등의 기관도 대거 이전하여 서문시장의 상권은 분산되었고, 1998년 서문시장은 서문공설시장으로 공식명칭을 바꾼다.

서문공설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굴곡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 나이도 벌써 쉰여덟. 환갑을 바라보는 서문공설시장은 화려했던 과거를 자랑하는 일 없이 덤덤하게 오늘을 산다. 다른 시장들처럼 호화로운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서문공설시장을 보노라면 질박한 옹기가 떠오른다. 꾸밈없고 수수한, 투박하면서 우직한 옹기. 서문공설시장 사람들도 그 옹기를 꼭 닮았다. 위기에 좌절하지 않고 묵묵하게 제자리를 지켜왔다. 변함없이 푸짐한 정으로, 넘치는 인심으로, 가장 서민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2000년대에 접어들어 서문공설시장은 제주도 원조의 ‘한우·육류 특화 시장’으로 변신한다. 그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아이러브52호 본문_ps.new

> 3대째 서문공설시장에서 순대를 판매하는 아주머니의 정이 푸짐하다. > 제주사람들이 즐겨 먹는 멜은 봄에 가장 맛이 들어 말려서 많이 판매된다. > 청정 제주산 소고기의 환상적인 마블링!

 

 

소박하고 서민적인 시장

규모로 따진다면 서문시장은 참 아담한 시장이다.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지 마시라. 공설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으니까. 제주산 농·축·수산물은 싱싱하고 저렴하다. 서문시장은 순대로도 유명한데, 3대째 그 맛을 이어오는 순대집에 가면 단돈 3,000원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담아준다. 이제 그만 주셔도 돼요,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정이 넘친다. 그 뿐이랴. 잡곡집에서도 생선가게에서도 식육점에도, 식당에서도… 서문 시장 곳곳 인정이 흐른다.

 

저녁이 되면 더 특별한 곳

한우·육류 특화 장으로 변신한 서문공설시장은 이제 제주도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제주도민들이 밤만 되면(?) 찾는 곳’이라고 말하면 이해하기 쉬울까? 보통의 시장들이 저녁 6-7시 즈음 문을 닫기 시작하는데 반해, 서문공설시장은 해가 질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회식을 하는 직장인, 반주를 즐기는 어르신, 외식을 나온 가족들로 붐비는 모습에 ‘제주도 사람들은 정말 여기에 다 모였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맞춤 한우 정육점형 시장’답게 청정제주의 최상급 한우를 시장 정육점에서 사서 식당에서 바로 구워먹을 수 있는데 시장에는 총 3개의 정육점과 15개의 식당이 있다. 식당은 대부분 좁은 편이지만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먹는 이 서민적인 매력 덕에 365일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막 잡은 제주산 한우는 특1등급에서 특1++등급까지 나뉘어져 입맛에 따라 선택 가능하고, 보통 4인 기준으로 50,000~60,000원 정도면 갖가지 부위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식당에서는 한 상에 10,000원이면 푸짐한 밑반찬에 각종 채소를 준비해주니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7시만 되면 손님들로 꽉 찬다.

 

서문시장2

❶ 제주도 사람은 여기에 다 모였나?!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저녁 7시만 되면 서문시장안 모든 식당은 자리가 꽉 찬다. ❷ 키조개, 한우, 버섯의 삼합(三合)을 안먹어봤으면 말하지 맙서! 일단 무조건 한번 잡솨봐~ ❸ 서문시장 안 각 식당마다 찌개메뉴와 그 맛이 각기 달라 비교하면서 특색을 찾는 것도 미식의 재미! ❹ 서문시장의 식육점에서 고기를 사면 육회가 서비스 되는데, 운이 좋은 날은 귀한 부위도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들어는 보셨나요? 제주삼합(三合)

한우는 오래 구울수록 식감이 질겨지기 때문에 핏기만 살짝 가시게 해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즐기는 있는 방법이다. 차돌박이는 샤브샤브처럼 불판에 얹어 한 번만 뒤집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고, 운이 좋은 날은 그 귀한 아롱사태와 살치살까지 맛 볼 수 있다. 또한 정육점에서는 육회까지 서비스로 듬뿍 얹어주니 이것이 바로 서문공설시장만의 정이 아닐런지!

환상적인 마블링을 자랑하는 꽃등심에 안심까지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감동의 물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바로 오늘의 백미인 삼합(三合)이 기다리고 있으니! 삼합이란 제주한우·버섯·키조개를 일컫는 것으로, 잘 구운 세가지를 한 번에 집어서 양념장에 살짝 찍어 입안에 넣는 순간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너무 심한 과장 아니냐고? 일단 한번 먹어보시라, 진짜 천국을 맛볼 수 있으니까~

불황을 이기고 제주 유일의 맞춤 한우 정육점형 시장으로 멋지게 변신한 서문공설시장. 앞으로도 더 많은 도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한우·육류 특화 시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이유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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