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바리(당일 잡은 생선)’옥돔으로 시원한 국물맛이 으뜸인 15년 맛집
옥돔지리
통통한 옥돔과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가을철 입맛을 사로잡고 원기를 보충한다!
때깔부터 콧대까지 도도한, 나 이런 생선이야!
핑크와 선홍색이 어우러진 우아한 자태로 때깔부터 부티가 좔좔 흐르는 옥돔(제주 사투리로는 ‘솔라니’). 옥돔은 제주 인근 바다에 사는 고급 어종으로 주로 가을에서 봄까지 많이 잡힌다. 제주에서는 육지와 달리 오직 옥돔만을 ‘생선’이라고 부른다. 나머지는 고등어, 갈치 등 각자 이름으로 부르며 생선으로 쳐주지도 않으니 제주에서 옥돔의 콧대와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겠다.
제주 사람들은 조상님께 올리는 국에도 옥돔을 이용한다. 육지에서는 제사상에 쇠고기를 넣은 탕국이 올라가지만 제주에서는 옥돔 생선국을 올린다. 예전에는 제삿날이 아니면 맛보기도 힘들던 생선이었다고 하니 제주에서 옥돔이 얼마나 귀한 대접을 받았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주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옥돔은 뼈, 껍질, 살 등 버릴 것 없이 모두 영양가가 높고 단백질이 풍부해 임금님께도 진상했던 최고의 생선이며, 현재도 환자나 산모의 보양식으로도 애용된다.
❶ 당일 잡은 싱싱한 옥돔에 무를 아낌없이 넣어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난다. ❷ 탱탱하고 새하얀 옥돔 속살! 서귀포 태흥, 위미, 남원 일대에서 잡아 그 맛이 더욱 좋다.
당일바리 옥돔으로 15년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무뚱 식도락”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읍사무소 후문에 위치한 무뚱 식도락. ‘무뚱’이란 처마 밑, 문어귀라는 제주도 사투리로 집에 들어가기 전 신발을 벗어두는 작은 공간을 의미한다. 그 이름에 걸맞게 실내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이 든다. 무뚱 식도락의 대표 메뉴인 옥돔지리(옥돔국)는 제주도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남원읍사무소 후문에 위치해 공무원들이 점심 메뉴로 즐겨먹는 옥돔지리는 다른 지역으로 발령받으면 그 맛을 잊지 못해 한 달에 몇 번이고 찾아와서 먹고 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제주시에서도 한 시간 이상 운전해 오는 단골손님들이 대부분으로, 관광객보다는 도민들에게 알려진 진짜 맛집 무뚱 식도락. ‘생선을 뼈째 넣어 끓인 맑은 국’을 뜻하는 ‘지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물이 투명한 것이 특징으로 한 수저 떠서 먹으면 ‘아~ 시~원~하다’라는 소리가 절로 난다. 보통 옥돔국은 미역을 넣는데 비해 무뚱 식도락에서는 무를 아낌없이 넣어 끓이기에 느끼함 없이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또한 서귀포 태흥, 위미, 남원에서 잡은 싱싱한 당일바리(당일 잡은 생선) 옥돔을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만들어 내어 비린내가 전혀 없고 생선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무뚱 식도락의 옥돔지리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준비된 청양고추 양념을 맑은 국물에 풀어준다. 너무 많이 넣으면 눈물을 쏙 뺄 수 있으니 입맛에 맞게 적당히 살살 풀면 훨씬 시원해진 국물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풍성하게 올려놓은 무를 떠서 무 특유의 달큰함을 함께 즐겨보자. 다음은 국그릇이 제 집 안방인양 턱 하니 드러누운 도도한 옥돔의 속살을 벗겨서 탱탱한 살점을 밥 위에 얹고 국물에 적셔 무와 함께 한 입에 꿀꺽 먹어보자. 제주산 옥돔살의 담백한 부드러움과 무의 달큰함, 국물의 시원함이 조화를 이루어 밥 한공기가 게 눈 감추듯이 사라져버린다. 탱글탱글한 옥돔살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진 옥돔지리에 밥 한공기를 먹으면 가을인데도 땀이 뻘뻘 나고 몸이 개운해져 제대로 된 원기 보충을 했다는 기분이 든다. 날이 궂거나 태풍이 온 뒤 생선이 잡히지 않을 때에는 지리를 팔지 않을 정도로 100% 그날 잡은 싱싱한 옥돔만 사용해 오직 소금으로 간을 내는 웰빙 음식 옥돔지리. 특히 가을은 일 년 중 옥돔이 가장 맛 좋은 계절이라고 하니 무뚱 식도락의 옥돔지리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다.
에디터 / 이유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무뚱 식도락
전화예약 064-764-6004 영업시간 오전 9시~저녁 9시 (매주 일요일 휴무, 전화예약 필수) 주 소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2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