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게으름이 허락된 공간, 레이지박스

레이지박스

용머리 해안과 형제 섬이 마치 사진처럼 걸려있는 듯 한 너른 창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마시는 카푸치노 한잔이 여유롭다.

 

LAZY BOX

레이지박스

게으름이 허락된 공간

 

액자처럼 걸려있는 너른 창으로 바다를 내다보는 오후. 내 앞에는 카푸치노와 당근케이크가 있고, 특별히 시간에 쫓기지 않아 주어진 여유로움이 따뜻하고 포근한 위안으로 다가온다.

산방산 아래 단청이 화려한 보문사, 그리고 그 아래 하얗고 네모난 레이지박스 카페가 자리한다. 레이지박스(LAZY BOX)는 이름 그대로 게으름이 허락된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느슨해지는 오후 3시와 닮아 있다. 네모난 박스로 들어선 순간, 여유와 게으름의 경계선에 슬그머니 발을 딛게 된다.

용머리 해안과 형제 섬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큰 창문에 앉아 따뜻한 볕에 누워 자연광을 즐기는 고양이처럼 금세 나른해져온다. 마음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들을 잠깐이나마 몰아내고 눈앞에 놓인 그림 같은 풍경에 집중해본다. 조급하게 서두르기만 했던 마음을 잠시 차단하고 온전히 이 순간에 몰두하고 나니 새로운 활력이 몸 안에서 샘솟아 오른다.

 

 레이지박스1

❶ 깎아지른 듯한 산방산 아래 보문사가 있고 그 아래 바로 레이지박스가 있다. ❷ 맛 좋다는 싱싱한 구좌 당근으로 만든 당근케이크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한입 두입 금방 해치우게 된다. ❸ 아늑한 실내 공간 한편에는 매달 새로운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다른 한편에는 제주를 기념하는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마련되어 있다.

 

찬찬히 카페를 둘러보면, 주인장의 애정이 구석구석 느껴진다. 커다란 창 위에 작은 진열장에는 동백나무에서 딴 동백 씨, 사계 바다에서 주운 조개껍데기, 마당에 수확한 콩, 지난여름 따온 옥수수까지 주인장이 주워 온 추억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한켠에는 주인장이 모아 놓은 핸드메이드 제주 기념품들이 놓여져 있다. 느릿느릿 달팽이가 그려진 텀블러, 오일장에서 산 천으로 만든 수제 오일백, 정겨운 제주 사투리로 “무사 조드람시니?” (왜 그렇게 걱정하니?)가 적힌 노트까지 제주를 간직할 수 있는 다양한 핸드메이드 상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간이 넉넉한 사방의 벽은 한달에 한 번, 매번 새로운 작가들의 전시가 꾸준히 열려 색다른 즐거움을 안긴다.

레이지박스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가 있다면 바로 당근 케이크이다. 맛 좋기로 이름난 구좌 당근 중에서도 싱싱한 것만을 골라 당근향을 가득 품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을 만들어 낸다. 매일 아침 갓 만들어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가득한 버터크림은 당근케이크를 더욱 촉촉하게 한다. 거기에 풍성한 우유 거품과 계피향이 솔솔 전해오는 카푸치노를 곁들인다면 찬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여행자에게 여유를 선물하는 공간, 그저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느긋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이 곳은 레이지박스(LAZY BOX)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이강인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레이지박스 카페

OPEN : AM 10:00 – PM 17:00 (하절기)  PM 18:30 (동절기)

TEL : 064 – 792 – 1254   ADDRESS :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177-5   HOMEPAGE : www.lazybo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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