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순수美, 야생화와 함께 떠나는 제주 봄여행

야생화메인

 

야생화영문

 

야생화-1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복수초는 잎이 가늘게 갈라지는 세복수초이다. 3월 20일경부터는 노란 황금색 꽃과 초록의 풍성한 잎이 어우러진 세복수초가 군락을 이루며 피어 숲을 환하게 밝힌다.

 

세상살이가 바쁘다. 여행은 쫓기는 생활에 여유의 한 점을 찍음이다. 그 여유가 자연의 순수함이 가득한 야생화 꽃밭에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봄이 시작되기 전 겨울 끝자락의 숲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음울한 느낌의 무채색 숲, 그러나 발밑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움터나고 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더미 아래의 얼음조각이 박힌 땅이 봄을 맞아 내는 기지개 소리를 들어보라. 복수초, 노루귀, 바람꽃… 얼어붙은 땅, 눈밭을 헤쳐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생명의 소리들. 이른 봄꽃부터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계절의 환희를 노래하는 제비꽃, 벚꽃, 민들레, 난초, 철쭉까지, 제주는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여 삽시간에 들꽃의 화원을 이루는 섬이다. 제주 봄나들이, 야생화와 함께 순수여행을 떠나보자.

제주 봄은 곶자왈 숲속을 맴도는 진한 백서향 향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그루만으로도 숲을 온통 취하게 해버릴 듯 향기가 진한 백서향. 곶자왈에는 생명수와도 같은 지하수가 풍부하니 습도가 높다. 그래서 숲향기와 꽃향기가 진하게 버무려진다. 기온이 겨울철 외부보다 10도 이상 따뜻하여 백서향의 봄 마중을 재촉하는 곶자왈은 제주에만 있는 지형이다. 하얀 꽃서리를 내리는 백서향을 잇는 이른 봄의 전령들은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다. 절물자연휴양림 부근의 숲에서 2월 말부터 3월 초에 쉽게 볼 수 있다. 언 땅을 비집고 올라와 봄이 왔음을 알리는 이들로 인해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태양빛을 유난히 좋아해서 빛을 충분히 받아야 꽃잎을 열고 섬세한 자태를 드러내는 복수초는 복과 건강을 축원하는 꽃이다. 황금술잔과도 같은 복수초 주변에는 여린 꽃잎을 가진 변산바람꽃이 올망졸망 피고 있다. 실상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다. 꽃받침 안의 빈약한 깔때기 모양이 진짜 변산바람꽃의 꽃이다. 수분을 도와줄 곤충을 불러들이기에 너무도 빈약한 꽃을 대신하여 5개의 꽃받침이 유인책이 된다. 얼어붙은 땅위에서도 꽃을 피우고, 살아남기 위해 치밀한 생존전략을 펼치는 꽃들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를 느낀다. 설중 복수초나 변산바람꽃은 허약해진 정신을 때리는 경종과도 같다. 대롱대롱 줄기에 매달린 꽃들이 발레리나의 군무처럼 보이는 꽃은 현호색이다. 얼음이 녹아드는 땅위로 굵고 튼튼해 보이는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고 있으니 5월의 숲을 하얗게 채워줄 박새다.

 

 야생화-2

❶ 새우난초 : 제주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다. 새우난초라는 이름은 뿌리줄기에 새우등처럼 생긴 마디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❷ 산자고 : 양지를 좋아하는 꽃으로 작은 백합과도 같은 청초한 자태가 어여쁘다. ❸ 노루귀: 제주에는 한국특산종인 새끼노루귀가 핀다. 꽃이 피고 난 후에 잎이 나오는 모양이 ‘노루귀’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➍ 피뿌리풀 : 이제는 거의 사라진 피뿌리풀이다. 뿌리의 색이 핏빛 같다 하여 피뿌리풀이라 한다. 한국(제주도와 황해도 이북)·중국·만주·몽고·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➎ 할미꽃 : 잎이 가늘고 끝이 뾰족한 가는잎할미꽃이다. 양지를 좋아하는 할미꽃은 풀밭오름에서 볼 수 있다.   ➏ 변산바람꽃 : 5개는 꽃받침이며 꽃받침 가운데 빙 둘러 있은 녹색 깔때기 모양이 꽃이다. 복수초와 함께 이른 봄에 피어 봄을 알린다.

 

초목에 파릇파릇 새순이 돋는 4월, 봄꽃들이 아우성치며 오름 자락을 뒤덮는다. 4월초는 제주왕벚꽃축제가 열리는 때이다. 하얀 눈처럼 낙화하는 벚꽃의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들꽃의 소소한 매력이 여행자의 발길을 잡는 시기이다. 풀밭 오름에는 고개 숙인 할미꽃이 정겨운 고향마을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키 작은 백합처럼 단아한 모습의 산자고가 눈에 들어온다면 들꽃 세상에 한발을 깊숙이 디뎠다 할 수 있다. 감동받고 행복할 수 있는 자연의 초대장을 제대로 받았음이다. 오름 사면을 노랗게 물들이는 서양민들레가 바람에 흔들리고 가녀린 꽃대를 세운 등심붓꽃이 별처럼 빛나고 있다. 이즈음 제주의 들판은 유채로 노란 물결을 이룬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채밭 뿐만 아니라 관심을 가진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어 여행이 더욱 풍성해졌다. 들꽃들은 자연의 섭리에 의해 피고 지건만 사람의 이기심은 이 고리를 끊어 자연을 위협하고 종내에는 사람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만 같다. 아부오름에 드넓은 분화구를 굽어보고 피던 피뿌리풀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뿌리 채 뽑혀나갔다. 이제는 볼 수 없게된 소담스러운 꽃다발과도 같았던 피뿌리풀, 그리움과 함께 인간의 이기심에 훼손되어 가는 자연을 어떻게 지켜야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남긴다.

5월은 고절한 매력을 뿜는 난초의 달이다. 꼬마은난초, 금새우난초, 새우난초, 은난초, 금난초, 풍란과 한라감자난초 등 숲속에 난초의 고아한 향기가 퍼져나간다. 제주는 난초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난초들이 피는 섬이다. 난초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사람들의 욕심을 부추켜 가장 많이 남채되는 식물이다. 난초나 야생화는 야생의 숲과 들판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떠올리며 제주의 야생화와 함께 떠난 산책길이다. 마음에 들꽃이 피어나듯 아름다운 시간을 위해 꽃들의 세상을 거닐 때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필요하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황정희, 오진권

추천장소 /

절물오름 : 복수초 : 2월~5월 / 변산바람꽃 : 3월 / 노루귀 : 3월~4월 / 현호색 : 4월

따라비오름 : 할미꽃 : 4월~5월 / 산자고 : 4월~5월 / 제비꽃 : 4월~5월

아부오름 : 솜방망이 : 5월~6월 / 서양민들레(서양금혼초) : 5월~6월 / 등심붓꽃 : 5월~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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