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filed under: 백대비경

벚꽃001

눈이 꽃이 되었다. “벚꽃”

눈이 꽃이 되었다. “벚꽃” 지난겨울은 눈이 많았다. 바람에 휘둘리며 가로로 내리던 눈은 대지를 덮더니 땅속 깊이 스며들었다. 흙은 눈을 물기로 받아들인다. 시나브로 봄이 시작되었다. 입술 젖은 새싹이 마신 물은 지난 겨울의 눈이겠지   사람이 지난 추억을 그리워하듯이 꽃과 나무들도 그리하는 것은 아닐까. 벚나무 위에 흰 눈꽃이 내려앉았다. 춥고 고통스러웠던 날 조차 자신의 존재가치를 일깨우는 시간들 […]

백대비경3

찰나여서 더 소중한 풍경

  눈이 내린 지난밤에 바람이 곤히 잠들었나 보다. 아침까지 이렇게 돌담 위에 눈이 쌓여있다니. 제주의 따뜻한 햇살도 잠시 마실을 갔나 보다. 울 아버지 옆집에 가실 때 정낭 한 개만 걸쳐놓고 나간 것을 보았는지 해님도 달랑 정낭 한 개만 올려놓고는 산 너머로 놀러 갔다. 금방 돌아와서는 저 흰 눈을 사르르 녹여버리겠지. 바람이 잠에서 깨어나면 하늘이 그려놓은 […]

백대비경2

인생은 생각보다 단순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색이 떠돈다. 수천 가지 색보다 더 많이 갈라지는 서로 다른 생각들. 너와 내가 다르고, 도시와 농촌이 다르고……. 다름 속에서 나와 마음이 닿는 이를 찾는 기약 없는 여정을 멈출 수가 없다. 인생에 진실한 벗 하나도 찾지 못하여 외로움으로 봄, 여름, 가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겨울이 왔다. 치열하게 자신을 치장하던 가을은 어디론가 […]

겨울메인

아이러브제주 67호 Winter

  밤새 바람이 세차게 불고 요란하더니 새까만 바위 위에 아름다운 겨울장미를 그려 놓았다. 인간이 그려낼 수 없는 신의 손길이 닿은 듯, 그 심오함과 그 아름다움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표지사진 / 신용만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돌담

제주의 돌담과 담쟁이덩굴

  담장에 자란다 하여 담쟁이덩굴 수백 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듯 오래된 유럽의 고성에 치달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주의 흑룡만리 돌담에서 古城의 담을 본다. 길지만 거대하게 높지는 않다. 나지막한 담에 뻗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이 보는 이에게 정을 안긴다. 한 치의 빈틈도 없다면 개구리발톱처럼 생긴 담쟁이덩굴의 손과 발이 어디를 짚어야 할 지 몰라 얼마나 […]

쑥부쟁이

바다를 향해, 그리움을 만나러 달리다.

  가을이 오면 갯쑥부쟁이는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바닥을 기어 바위가 나타나면 그 바위를 타고 넘으며 실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을 품고서 바다로 간다. 정작 바다에 닿으면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게 될지라도. 섬은 그렇게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무장되어있다. 설령 그 섬에서 그리움의 본질을 만질 수 없을지라도 누군가를, 어떤 대상을 염원하며 달려갈 수 있는 마음만으로도 삶은 향기롭다. […]

66호 억새비경

바람과 함께 몸짓으로 위로하는, 너는 억새.

억새, 슬픈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바람을 불러왔다. 세상은 저 혼자 꼿꼿하게 살 수는 없는 법 나 아픈 만큼 당신 버거워하는 만큼 그렇게 억새는 제 몸을 흔들어 함께 울어준다. 떠나는 계절을 슬퍼하지 말고 지나는 세월을 속절없어할 필요 없다. 오늘 하루의 이 기쁜 시간에 양 볼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수 있음이 축복이다. 억새의 몸짓은 어느새 마음을 잦아들게 […]

백대비경65호_2

흘러가는 나는 구름여행자

어느 날 하늘을 보고 부러움이 일었다. 너른 파란 세상에서 제 맘 닿는 대로 흐르는 구름의 자유로움이 좋아보였다. 그렇다고 누가 내 발을 묶어 놓은 것도 아니다. 내 맘이 닿는 곳이 바로 이 땅이니 떠나질 못하고 발붙이며 살고 있다. 가장 행복할 때는 그곳에 서 있을 때가 아니다. 닿을 듯 닿지 않을 듯 그렇게 그리워하면서 바라보며 언젠가 닿을 […]

백대비경65호_3

하늘과 바다는 상사화

  상사화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꽃이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으므로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생각한다 하늘과 바다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수 천 수 만 합일의 밤을 보내었건만 햇살 비추면 생판 모르는 남이 되어 제각각이다 바다는 음이고 하늘은 양 붉은 등대 하나 걸어두고 서로를 보듬었던 밤의 기억은 […]